열정적 사랑은 영원할까?

2015. 5. 29. 09:00책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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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onate love forever?


일레인 햇필드 박사는 1937년에 하와이에서 태어나 평생 동안 사랑에 관한 비교문화 연구를 하며 ‘최고과학자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남편 리처드 L. 랩슨Richard L. Rapson과 함께 사랑과 성에 관한 중요한 결과들을 발표했으며, 열정적 사랑 passionate love과 동반자적 사랑companionate love의 차이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이 두 가지 사랑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일까?


오늘날, 사회심리학-문화심리학-진화심리학-신경과학-인류학-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적 훈련을 받은 과학자들이 마침내 열정적 사랑에 관한 중요한 질문들에 해답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 과정에서 과하작들은 원시부족 연구에서부터 뇌 정밀검사 분석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인상적인 기법들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역사학자들은 '아래로부터의 역사'라는 방법론을 이용하여 사랑의 기원을 밝히는 데 크게 기여를 하게 됩니다. '아래로부터의 역사'는 주로 왕과 왕비의 생애를 찾는 기존의 방식 대신 인구 통계학적 자료와 건축양식, 의학, 서적 등을 통해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론을 동원한 끝에 학자들은 수세기 동안 괴롭혔던 질문들에 다양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볼까요?


열정적 사랑이란 무엇인가?

열정적 사랑이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결합을 강렬하게 원하는 상태’라고 규정되는 극도로 강력한 정서적 상태를 말합니다. 열정적 사랑은 극단적인 감정의 기복이 특징이며, 열망하는 대상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 복잡한 감정입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cc0 image

열정적 사랑은 성적 욕망과 얼마나 밀접한 연관이 있는가?

사회심리학자와 신경과학자, 생리학자들이 사랑과 성적 욕망, 성적 행동간의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적어도 서구에서는(그리고 아마도 전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열정적 사랑이 성적 욕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열정적 사랑 또는 낭만적 사랑에 빠진 젊은이는 거의 예외 없이 상대방에게 성적 욕망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물론, 젊은이가 어떤 사람을 성적으로 원할 때 사랑이 필수 요소일까요? "아닙니다. 일회적 성관계의 인기가 그 증거이죠."


사랑의 지속 기간은?

열정적 사랑은 일시적인 감정을 말합니다. 열정적 사랑은 일종의 도취된 상태로, 도취된 상태에서 영원히 머무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열정적 사랑은 결혼 직후를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하며,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한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서 ‘약간의’ 열정적 사랑만 느낀다고 합니다.


일단 열정적 사랑이 존재했던 곳에는 동반자적 사랑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반자적 사랑은 깊은 애착과 친밀감, 헌신으로 이루어진 온화한 감정상태죠. 열정적 사랑이 감소하면서 동반자적 사랑이 증가한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낭만적 관계에서 동반자적 사랑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증거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우리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낭만적 사랑과 동반자적 사랑이 시간이 지날수록 동일하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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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 사랑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가?

열정적 사랑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기원전 2000년에 부족의 이야기꾼이 지은 수메르 신화에서, 사랑과 성과 전투의 여신 이난나는 목동 두무지와 사랑에 빠집니다. 한때 인류학자들은 열정적 사랑이 순전히 서구의 개념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날에는 대부분 학자들이 열정적 사랑과 성적 욕망이 모든 문화에서 보편적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과 이렇게 격앙된 감정을 얼마나 기꺼이 경험하려 하는지, 사랑을 결혼의 선행 조건으로 여기는지, 아니면 결혼에는 좀 더 실질적인 요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는 문화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날 수는 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사랑과 성과 친밀감에 대한 사회의 태도가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4000년 전 하夏나라 때 시작된 중국의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중국 사람들이 낭만적 사랑과 열정적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변화 했는지, ‘사랑’에 부여하는 의미가 어떻게 달라졌고, 낭만적 대상에게 원하는 특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세상에 공표할지 아니면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둘지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태도를 갖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같은 문화 내에서든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서든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럼에도 사랑 자체는 보편적입니다. 이 방대한 연구에서 우리는 사랑의 형태가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아우르고 압도하는 형태일 수도 있고 온화하고 양육적인 형태일 수도 있다. 영원히 지속될 수도 있고 잠깐 스쳐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랑은 확실히 존재하며,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중에서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저자
레오 보만스 편/민영진 역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4-12-2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어떤 감정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우리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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