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영에 대한 우리들의 오해 4가지

2015. 7. 29. 15:06책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최근 우리나라의 기업의 '창조경영'을 보면 '요행에 의한 창조'를 바라는 천수답天水畓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태도는 기업경영에서 요구되는 창조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창조경영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는 크게 4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1. 기업의 창조가 '한 명의 천재'에서 비롯된다는 오해

pixarⓒ Flickr, Clint


가령 회사 내에 천재가 있다고 할 때, 그는 어떤 형태로든 그 회사의 창조역량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창조기업들은 한 명의 천재에 전적으로 의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협업collabor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로 근대를 열었다면 "우리는 공유한다, 고로 창조한다"라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미래를 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조기업들은 구성원들의 협력과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와 규칙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픽사의 경우 '브레인 트러스트brain trust'가 협업을 위한 창조의 주요 도구입니다. 브레인 트러스트는 픽사의 최고창조책임자인 존 래스터와 8명의 베테랑 감독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감독이나 제작자가 도움이 필요할 경우 소집하여 토론을 하게 됩니다.


트러스트의 조언에 강제성은 없으며, 최종 결정권은 실제 작품을 진행하는 감독이 갖게 됩니다. 이런 방식은 일을 진행할 때 문제가 생기면 누구나 쉽게 도움을 구하고 조언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직원의 자율에 맡기면 된다'는 생각

분명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보다는 창조와 혁신에 대한 CEO의 커미트먼트commitment와 리더십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최고경영층이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는 않더라도 조직에서 진행되는 혁신을 관찰하고, 직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해주어야만 창조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픽사의 CEO 에드 캣멀은 “경영진의 역할은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가 발생해도 곧바로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라며 실패에 대한 CEO의 긍정적인 태도가 창조기업 CEO들의 공통된 덕목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3. 창조가 '섬광처럼' 어느 순간에 번쩍하고 이루어진다는 것

스티브잡스ⓒ wikimedia, Pixar Animation Studios Atrium


대부분의 기업에서 창조나 혁신은 어느 한 순간에 나타난다기보다는 아이디어 교환이나 피드백 과정에서 '서서히 부상浮上’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상 그 문제를 생각하는 몰입flow 상태에서 아이디어나 문제해결방법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픽사의 조직 문화를 살펴보면,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주고 격려하여 전체가 단순히 개개인을 더한 합보다 훨씬 더 대단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브레인 트러스트에서도 짐작했겠지만, ‘일별 리뷰회의dailies’에서도 나타납니다.

(* 일별 리뷰회의 * 제작 담당 스태프들이 미완성 작품을 매일 동료에게 보여주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


완벽하게 완성되기 전까지는 프로젝트를 공개하지 않는 다른 조직과 달리 픽사에서는 매일 조금씩 개선된 미완성 작품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서로 완벽함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업무에 있어서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4가지 장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첫째, 아직 진행 중인 작업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면 스스로 더 창의적인 인재가 된다는 것
  • 둘째, 감독이나 리뷰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창의적 리더는 전체 직원을 상대로 한번에 포인트를 짚어줄 수 있다는 것
  • 셋째, 사람들은 서로에게서 배우고 영감을 얻는다는 것
  • 넷째, 일이 끝났을 때 놀랄 일이 없다는 것 (완성되고 나서 감독이 원하는 모습과 다를 경우 방지)


4. 창조경영 성공의 핵심이 '아이디어'라는 것

창조기업들은 대부분 아이디어 자체보다 '인재'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합니다. 에드 캣멀은 "평범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에 훌륭한 아이디어를 주면 아이디어를 망칠 수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아이디어라도 뛰어난 팀에 맡기면 아이디어를 고쳐 나가거나, 폐기하거나, 새로운 요소를 추가한다."라며 아이디어보다는 창의적 인재의 확보가 창조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데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창의성 연구의 대가인 하버드 대학교의 테라사 아마빌Teresa Amabile 교수 역시 "최적의 인재를 모으는 것이 창의적 과업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임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픽사는 집단 및 조직의 창의성이 리더십 스타일이나 조직의 운영 시스템, 원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픽사의 창조역량은 애초에 주어진 것이었다기보다는 끈질긴 노력과 불확실성에 대한 투쟁으로 얻어진 것임을 알고 배워야 합니다.


_ 강한수, <픽사 이야기> 프롤로그, 픽사는 어떻게 창의와 혁심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중



픽사 이야기

저자
데이비드 A. 프라이스, 프라이스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0-07-14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자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절대강자, 픽사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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