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의 세상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가?

2015. 5. 8. 11:00책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왜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의 세상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가?


[왜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의 세상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가?]


"자신에 대해 설명해 보라!"


수천 명에 달하는 성인과 면담을 하면서 우리는 미국 중산층들이 부르는 독립성에 관한 노래, 노동 계층들이 외치는 상호의존성의 메아리를 끊임없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설명해 보라는 요청에 대학교를 졸업한 한 45세 남성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똑똑하고, 기발하지는 않지만 체계적이고, 스포츠에 재능이 있다. 미래 계획을 세우고, 내가 원하고 느끼고 되고 싶어 하는 것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여기서 그가 자신의 고유함과 통제력, 선택권을 강조한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 독립적인 자아의 측면을 드러내는 것이겠죠.


다음으로 노동 계층의 47세 남성이 들려주는 자아상을 알아볼까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나는 잘 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한다. 절대 남을 헐뜯거나 뒤에서 험담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그가 도덕성과 인간관계, 타인에 대한 배려와 무시를 중심으로 자신을 설명한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 상호의존적인 자아의 측면들에 해당합니다.


38세의 건설 노동자 역시 마찬가지로 관계와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중요한 것은 참고, 포기하지 않고, 상황이 좋지 않을 때도 친구를 버리지 않으며, 있는 힘을 다해 버티는 것이다.”


▶ 노동 계층 사람들에게 가족과 친구는 개인의 성공보다 더 소중한 것입니다.


독립적인 자아는 개인의 선택권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여기서 선택권은 독립적인 자아의 모든 측면을 빛내기 때문이죠. 실제로 수천 건에 달하는 연구 결과는 중산층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인식할 때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고, 더 많은 것을 생산하고, 더 오래 버티고, 더 높은 성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줍니다.


문화심리학자 앨래나와 헤이즐의 연구에 따르면, 노동 계층들은 선택권과 관련하여 이와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출처: ​flickr. ⓒ Daniel Lee


두 사람은 쇼핑몰이 밀집한 거리에서 펜을 이용하여 마케팅 실험을 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설문 조사에 응한 보답으로 펜을 선물로 주었죠. 그중 절반에게는 다섯 가지 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다른 절반에게는 연구원이 임의로 선택한 펜을 주었습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존 실험과 마찬가지로 [직접 펜을 선택한 사람]들이 그 펜을 훨씬 더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반면 (사회과학 실험에 거의 참여한 적이 없는) [노동 계층의 피실험자]들은 누가 선택했건 상관없이 그 펜을 똑같이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공짜로 펜을 받았다는 사실에 만족한 것입니다.


미국 중산층은 노동 계층보다 선택의 행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다양한 행동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죠.

출처: flickr. ⓒ Laurent Lavi Lazzeresky


또한, 연구실에서 진행한 다른 실험을 종합 해보면 노동 계층 피실험자들은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는 상황임에도 별로 기분 나빠하지 않았고, 선택의 기회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았으며, 중산층 피실험자들에 비해 선택권에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 속에서 높은 지위와 낮은 지위 사람 사이의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고 더욱더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요?


▶ 21세기 최고의 문화심리학자가 말하는 문화적 갈등과 공존의 해법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 중에서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 - 10점
헤이즐 로즈 마커스 외 지음, 박세연 옮김/흐름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