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삼중성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2015. 7. 10. 11:34책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전쟁론이진우 교수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전쟁은 카멜레온처럼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전쟁에 이기려면 '정치적 목적'과 투입된 '수단의 특성'에 따라 변화하는 전쟁의 올바른 모습을 똑바로 보아야 합니다. 나폴레옹은 일찍이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경험상 한 나라를 구하기에는 군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민에 의해 방어되는 나라는 항상 무적이다."


18세기에 국민들은 대부분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전쟁은 군인들의 싸움이었던 것이죠.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나폴레옹의 국민 군대는 이런 전쟁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런 변화의 현장을 목격한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 내제하는 3가지 성향을 언급합니다. 클라우제비츠가 '기묘한 삼중성'이라고 명명한 세 가지 경향은 전쟁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요소들입니다.


※ 전쟁의 삼중성 



첫 번째 요소.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요소, '증오와 적대감'

전쟁이 처음에는 아무런 감정 없이 단지 적대적 의도로만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증오와 적대감은 맹목적 본능처럼 자연스럽게 생겨납니다. 증오와 적대감이 두드러질수록 전쟁은 점점 더 극단적인 경향을 띄게 됩니다.


두 번째 요소. 우연과 개연성

결과가 불확실할수록 전쟁은 점점 도박을 닮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의 결정과 실행은 용기가 필요로 합니다. 여기서 용기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은 일정 부분 운에 맡긴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전쟁 당사자들이 모험을 즐기지 않고 우연을 피할수록, 전쟁의 기능성은 더욱더 제한적입니다.


다시 말해 적을 증오하고 또 전쟁을 해야 할 정치적 동기가 충분한데도 모험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다면 전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전쟁은 우연에 의해 그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기 때문에 클라우제비츠는 '자유로운 정신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는 전쟁의 과정과 결과는 합리적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요소. 정치적 목적

이것은 전쟁을 합리적 수단으로 삼는 객관적 근거입니다. 여기서는 전쟁이 과연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인가가 문제됩니다. 전쟁 수단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결코 전쟁이 가져다 줄 이익보다 커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정할 수 있는 정치적 목적은 '국가의 존립'입니다.


적의 공격을 방어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지킬 수도 있고, 국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정복 전쟁을 통해서 국가를 보존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는 항상 투입되는 수단의 정당성과 효율성을 계산하기 때문에 이성의 영역에 속하게 됩니다.



다시 정리해볼까요? 전쟁은 위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증오와 적대감을 갖고 있는 국민이 있어야 하고, 우연과 개연성에 따라 전쟁 목표를 수정할 수 있는 지휘관과 군대가 있어야 하며, 전쟁의 목적과 수단의 관계를 합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정부가 있어야 합니다.


누가 싸워야 할 목적을 제시하는가? 수많은 우연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장수는 어떤 덕성을 가져야 하는가? 국민은 어떤 감정과 자세로 전쟁에 임해야 하는가? 오늘날 전쟁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든 전쟁의 삼중성과 관련된 이 세 가지 질문은 여전히 타당한 것입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저자
이진우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5-06-3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동양에 《손자병법》이 있다면, 서양에는 《전쟁론》이 있다!손자는...
가격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