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5가지 얼굴

2016. 3. 11. 14:18책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이 세기의 위대한 비판적 사상가 미하일 엡스타인 교수는 말한다. “사랑은 완벽한 감정이라 여러 요소로 나누면 모독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사랑의 사명은 두 존재를 하나로 결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 무엇으로 구성되는지를 이해하고, 이 구성요소들 중 하나를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어린 소년이 엄마에게 ‘전부at all’ 사랑한다고 말했다. 엄마는 ‘전부’가 아니라 ‘아주 많이’라고 고쳐주었다. 그러자 아이는 말했다. “아니야, ‘전부야. 나는 장난감 말과 장난감 자동차를 ‘아주 많이’ 사랑하지만 엄마는 ‘전부’ 사랑해.” 그제야 엄마는 아이가 자신의 ‘전부all’를 사랑한다는 말임을 알았다. 아이는 엄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이것이 사랑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우리는 사랑의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 요소를 선정했다. 그것은 욕망, 영감, 고통, 다정, 연민이다.


사랑


1. 욕망

욕망은 가장 명확하고, 생리적 동기가 있고, 가장 증거가 되는 사랑의 요소다. 그렇지만 완전한 만족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랑의 욕망은 다른 육체적 욕망과 다르다. 욕망의 대상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욕망은 충족되기보다 지속되고 자라는 속성이 있다. 사랑은 욕망을 충족하기보다는 배양한다.

"나를 욕망하는 사람의 욕망을 욕망한다."

이것이 성애적 욕망의 ‘황금률’이며, 여기에 폭력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이 황금률은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라.”는 윤리학의 황금률과 일치한다.


창의성


2. 영감

욕망이 다른 사람에 대한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의존이라면, 영감은 자신의 정체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지금까지 되어 보지 못한 사람이 되는 자유를 뜻한다. 대다수는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은 일생을 통틀어 유일하게 영감을 경험할 기회다. 어떤 시인도 화가도 사랑에 빠진 사람의 솟구치는 영감을 뛰어넘을 수 없다.


고통


3. 고통

사랑의 힘은 ‘모든’ 것을 얻거나 잃는 능력이다. 전부를 건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랑에는 고통이 내재되어 있고, 가끔 고통은 사랑의 동의어가 되기도 한다. “그녀 때문에 아프다.”라는 말은 그녀가 없어서 몹시 괴롭고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사랑은 고통 없이 오지 않는다. 사랑의 고통을 덜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무감각해지고 덜 민감하고 덜 사랑하는 방법과 더 사랑하고 피를 흘려서 외부 심장에 자신의 피가 스며들게 하여 동화시키는 방법이다.


다정함


4. 다정

사랑의 다섯 가지 면 중에서 가장 묘사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정은 자기희생이며, 욕망과 영감으로 줄 수 없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그 사람의 한 걸음 한 걸음을 보호하고, 그 사람이 아무런 고통이나 문제를 겪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다. 다정은 적대적인 환경의 돌풍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려는 시도이며,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노골적이고 탐욕스러운 접근으로부터 연인을 지키려는 시도다.


포옹


5. 연민

연민의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의 약함・단점・고통・무지・어리석음이다. 연민과 사랑을 혼동하면 위험하지만, 사랑에서 연민의 감정을 배제하면 더욱 위험하다. 연민이 없는 사랑은 열정적이고 영감이 있고 다정하고 낭만적일 수는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나약함(사랑으로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을 알아채지 못한다.



결합 

이 다섯 가지 요소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중 어느 요소가 사랑에 빠지는 열쇠가 될지도 예견할 수 없다. 흔히 남성은 욕망으로 사랑에 빠지고 여성은 연민으로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영감이나 다정함에 이끌려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의 어떤 면 때문에 사랑에 빠지든, 욕망과 영감, 고통, 다정, 연민이 결합되었을 때만 사랑이 될 수 있다. 나는 진부하고 산술적인 방식으로 내 삶의 신조를 정했다. “사랑이 자라게 하는 것은 모두 좋고, 사랑을 파괴하는 것은 모두 나쁘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레오 보만스 편/민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