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과 폭력 - 비릿한 이야기

2015. 9. 8. 10:30책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범죄학생선과 폭력 - 비릿한 이야기


폭력과 비행행동의 관계에 관해 가장 이상한 괴담 중 하나는 폭력이 생선을 먹는 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생선과 회를 먹어 치우는 것이 우리의 폭력성을 어느 정도 멈추게 만드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잠시 가정해보자. 과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어떻게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까?


영국 브리스톨 지역의 1만1,875명이라는 많은 수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산모가 임신기간 중 생선을 많이 먹을수록 아이가 7세가 되었을 때 친사회적 행동을 보일 확률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다시 말하면, 임신기간에 생선을 충분히 먹지 않은 산모의 아이가 더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 미니애폴리스, 버밍엄 출신 3,581명을 연구한 결과, 생선을 거의 먹지 않은 사람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생선을 먹은 사람보다 높은 적개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중 지방산 밀도가 낮은 남자아이가 문제행동과 짜증을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향은 공격적인 코카인 중독자들에게서도 동일했다. 심지어 개들도 낮은 오메가-3 수치를 나타내는 경우 더 높은 공격성을 보였다. 여러분의 개에게도 화려한 옷을 선물해주는 것보다는 오메가-3를 먹이로 주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오메가-3세계 해산물 소비량과 살인율의 관계 출처 : <폭력의 해부> p165

생선에는 생선기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생선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오메가-3에는 DHA와 EPA라는 2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DHA의 역할은 무엇일까? 


DHA는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DHA는 6퍼센트의 대뇌피질을 차지하고, 혈류에서 뇌로 들어가는 물질들을 규제하는 혈뇌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에 영향을 준다. 또한 뇌세포 간 소통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시냅스 기능을 향상시킨다. 뇌세포막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막효소 활동을 규제하며, 죽은 세포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한다. 그리고 세포의 크기를 증가시킨다. 또 DHA는 신경돌기 성장을 자극한다. 일반적인 먹이를 먹은 동물과 오메가-3를 많이 먹은 동물의 뉴런을 비교했을 때 오메가-3를 많이 섭취한 동물의 수상돌기세포 가지가 더 복잡한 것을 볼 수 있다. 세포의 수상돌기는 다른 뇌세포들로부터 신호를 받으므로, 세포들 간의 연계성을 더 증대시킨다. 다른 세포로 전자신호를 전송하는 축색돌기도 오메가-3를 섭취한 동물의 경우가 더 길고 전기적인 자극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DHA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규제하는데, 범죄자들은 이 신경전달물질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난다. D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율하는 역할도 한다. 폭력성을 예방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것을 돕는다든지 폭력의 가능성을 높이는 유전자를 억제하는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오메가-3 섭취는 동물실험에서 학습과 기억을 증진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아이들의 학습능력도 향상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메가-3가 뇌의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은 더 이상 이론에 머무르지 않는다. 실제로, 오메가-3는 인지기능의 차이를 만들고 이 인지작용은 학교에서의 학업성적이나 삶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메가-3는 뇌 구조와 기능 모두를 향상시킨다. 우리는 범죄자들의 뇌 구조와 기능에 결함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생선섭취의 양과 폭력의 연관성을 찾은 것이 어쩌면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본 게시글은 도서 <폭력의 해부> 일부를 참고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폭력의 해부 - 10점
에이드리언 레인 지음, 이윤호 옮김/흐름출판